<박경원의 꼼꼼한 탈모이야기> 정수리 탈모 약 쓸까? 수술할까?

탈모 카페를 통해 친해졌다는 C씨와 L씨.

이 둘은 나이도 비슷할 뿐 아니라 정수리 쪽에 탈모가 집중적으로 생긴 다는 공통점 때문에 더 친해졌다고 한다. 동변상련이라고 했던가? 이 둘의 `대머리 우정`은 꽤나 깊어 보였다. 좋다는 방법은 같이 시도해보고 음식이 있으면 꼭 같이 나눠 먹었다는 둘이었다. 또, 탈모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나 고통도 함께 풀어냈다고 한다.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보니 서로의 고통을 이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동료가 된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었다.

이렇게 2년 가까이 우정을 다져오던 둘은 결국 병원도 함께 찾았다. 함께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 보았지만 딱히 효과를 보지도 못했고 더 이상 치료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수술을 하든지 약을 먹든지 함께 해 보자는 결심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둘에게 내려진 치료법은 각기 달랐다.

검사결과 C씨는 약물치료, L씨는 모발이식이 필요 하다는 판단이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같은 부분에 비슷한 범위로 탈모가 생겼는데 치료법에는 차이가 생긴다는 것에 둘은 꽤나 놀라했다.

특히 수술이 필요한 L씨의 경우 "왜 저는 약물 치료가 안 되냐?"며 무척 곤란한 표정을 보였다.

정수리 탈모 약물치료가 가능 할 시기는?

모든 치료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같은 감기라고 해도 그 정도나 양상은 물론 얼마나 오래 됐냐? 에 따라서 다른 약을 쓰듯이 말이다. 탈모 치료 역시 같은 부위에 동일하게 생긴 탈모라고 해도 그 정도나 양상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다른 치료법이 적용되게 된다. 가장 대중적인 탈모 치료는 역시 약물치료이다. 그러나 탈모치료제의 경우 약물 치료가 가능한 시점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으므로 사전에 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탈모 치료제는 21세기의 해피드러그(happy drugs, 발기부전 치료 제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약품을 일컬어 사용하는 용어)로 통한다. 1998년 미국계 제약회사 MSD는 세계 최초의 먹는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를 개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탈모 치료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현재 발모제 시장은 200억원 규모에 달한다고 한다. 물론 뒤이어 많은 치료제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정식으로 허가를 받은 약물은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 두 가지 정도.

`프로페시아`는 약물은 먹는 약.`미녹시딜`는 바르는 제품이다. 이 두 약물요법의 치료 효과가 어느 정도 인정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약품 모두 탈모 초기나 모근이 튼튼한 경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정수리 쪽 머리에만 효과가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약물 치료의 경우 탈모가 시작된 초기나 모낭이 살아 있는 상태 환자들에게 선택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앞머리 탈모(M자형 탈모)보다는 정수리 탈모(O자형 탈모) 환자에게 더 많이 적용되고 있다.

C씨는 L씨와 탈모 부위나 면적이 비슷하지만 아직은 초기 탈모 상태라 모낭이 많이 살아 있었다. 때문에 일단은 6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가능했다.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한다면 그 효과 역시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약물 치료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필수이다. 또한 여러 주의점도 있다. 이 약은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그동안 빠지지 않았던 모발까지 한꺼번에 빠져 탈모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프로페시아의 경우 여성은 기형아 출산의 우려가 있어 처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복용 전에 반드시 이런 점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정수리 탈모 모발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

그렇다면 L씨 처럼 모발이식 수술이 필요할 때는 언제일까? 일반적으로 모발이식 수술은 약물 치료로 그 효과를 기대 할 수 없거나 탈모 범위가 너무 넓어 다른 모발로 복원을 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발이식이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발이식은 현재까지 알려진 탈모치료법 중 가장 영구적인 방법치료법이다. 대머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옮겨 심는 방식으로 일단 옮겨진 모발은 빠지지 않고 계속 자라게 된다. 따라서 최선의 치료법이라는 것이 더 적당할 것이다.

L씨는 비교적 젊은 나이부터 천천히 탈모가 진행된 상태였다. 검사결과 탈모가 생긴 정수리 부분은 모낭이 거의 살아 있기 않는 상태였다. 이대로라면 약물 치료를 한다 해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 때문에 모발이식을 통한 치료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물론 모발이식은 수술이라는 부담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단지 두피에 모발을 옮겨 심는 것이므로 그다지 크게 위험한 수술이 아니다. 또한 부분 마취로 수술 시간도 2∼3시간이고 입원이 필요하지도 않다.

물론 현재 적용되고 있는 모낭군 이식술은 단순히 모발을 옮겨 심는 것이 아닌 모낭군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카락의 모근을 정밀하게 하나하나 분리해 줄 수 있는 잘 숙련된 기술이 중요하다. 따라서 병원 선택이나 계획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L씨의 모발이식 수술 결과는 모발이 완전히 다 자라 다른 모발과 조화를 이루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써도 성공적인 수술이라고 할 수 있다. 벌써부터 C씨가 부러워 할 정도라고 한다.

도움말: 젬마모발이식센터 박경원 원장